#여행
한양도성 한 바퀴를 하루에 돌았다. 친구가 인스타에 올린 완주 사실이 발단이었다. 보자마자 가슴이 뛰었다. 서울 사람으로서 안 할 수가 없었다. 날씨도 좋은 지금 당장 하자는 생각에 같이 갈 사람을 구해서 5일 뒤인 어제 완주했다. 관심을 보인 친구들이 몇 있었으나 시간이 안 맞거나 한번에 한 바퀴를 돌 자신은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 함께하지 못했다. 남은 친구는 하나였다. 근데 이 친구도 절반 정도 가고 탈주했다. 오늘 새벽출근해야 했으니 이해한다. 시간 날 때 나머지 완주해보길 바라. 점심까진 함께 먹어주어 고맙다 결국 나머지 절반을 혼자 걸었다. 아침 9시에 숭례문에서 출발해서 시계방향으로 돌았다. 돈의문에서 스탬프 찍는 걸 깜빡하는 바람에 멍청비용으로 숭례문-돈의문 구간을 두 번 가고 끝은 돈의문에서야 났다. 처음에는 숭례문 출발 반시계방향을 생각했다. 사진을 도심 방향으로 찍게 될테고 그렇다면 오전엔 흥인지문, 오후엔 돈의문 쪽을 지나야 역광을 피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경사가 가장 급한 인왕-백악산 구간을 앞부분에서 끝내는 게 낫겠단 생각에 시계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했고 결과적으로 보면 이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여정 막바지인 남산에서 내가 지나온 길과 둘러싸인 강북 시내를 한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완주 뱃지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돈의문 터이니 돈의문 출발 반시계방향도 추천한다. 체력고갈로 인한 거지꼴 이슈로 얼굴은 가림 지도와 완주 뱃지 4대문(숙정문의 경우 근처의 말바위안내소)에 있는 스탬프 지점 중 하나에서 지도를 수령한 뒤 스탬프를 모두 찍고 인왕산·백악산(청운대)·낙산·남산(봉수대) 네 군데에서 인증사진을 찍어 제시하면 통과다.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선 지도만 보고 뱃지를 줬고 내일 한양도성유적전시관으로 인증서를 발급받으러 가는데 인증사진은 아마 거기서 확인할 듯 싶다. 이날 8시간, 4만보 이상을 걷고 300층 가까이를 올랐다. 4만보를 넘긴 건 아마 내 인생에서 처음일 듯. 다행히 장딴지 좀 땡기는 것 이외에 오늘 별다른 증상은 없다. 소감은⋯ 무척이나 보람차다! 이제야 진정한 서울 사람으로 거듭난 느낌이다. 체력적인 성취도 있지만 내가 사는 서울을 더욱 잘 알게되어 아주 기쁘다. 어떤 지역의 지명과 랜드마크들을 알고 그곳으로 이르는 방향을 아는 것은 은은한 안정감과 만족감을 준다. 당연하고 웃긴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뚝섬. 급행타고 선정릉에서 수인분당 타고 올라가면 되겠네, 아니면 시간도 많은데 그냥 2호선 반바퀴 돌까?' 라든가 '인증서 발급이 남산공원⋯ 국립중앙박물관 별로 안 먼데 가는 김에 내셔널갤러리전 한방에 끝내자.' (바로 내일 얘기임)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착착 이루어질 때 나는 내가 진정한 서울 사람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이사 온지가 10년이 넘어감에도 태반을 기숙사와 대전에서 지내는 바람에 그 기간에 비해서는 서울 지명을 많이 모르는 나였다. 졸업 이후 서울에 상주하면서 많은 지명을 새로이 익혔지만 강북은 자주 갈 일이 없어 여전히 꽤나 안개 속이었고 그래서 한양 한 바퀴가 더 큰 도움이 됐다. 새로운 발견의 한 예로, 장충체육관을 무한도전에서 본 게 다였는데 드디어 그 앞을 걸어서 지나봤다. 이제 텔레파시 특집을 더욱 재밌게 볼 수 있겠군! 지나는 곳들 중에는 이미 가본 곳들도 당연히 있었다. 사실 가본 곳이 더 많았다. 그렇지만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접할 수 있었다. 인왕산·남산·낙산은 다 이미 가본데다가 성벽들도 형태가 멀쩡히 남아있는데 그걸 그냥 벽으로나 봤지 성벽으로 생각한 적은 별로 없었다. 이게 한양을 한 바퀴 둘러싸는 거대한 성의 일부라고까지 생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산이 아닌 도심에도 한양도성은 아직 많이 남아있었고 심지어는 청계천을 지나는 다리도 도성과의 intersection에 해당하는 부분은 난간이 성벽이었다. 강남에서는 느낄 수 없는, 유럽 도시들이 자주 풍기는 오래된 도심의 아름다움을 요즘 강북에서 발견하고 있었는데 그럴 근거를 하나 더 확보한 것 같다. ︙ 쓸 수 있는 동력이 사람과 짐승의 힘밖에 없던 시절에 이 긴 걸 쌓았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아찔해지기도 했다. 병역으로 한양도성을 쌓은 이들에게 존경을... 심지어 무너지면 지방에서부터 올라와 다시 쌓도록 했다고 함 🥲 ︙ 이런 고생스러운 경험에 대해 저녁에 부모님이랑 얘기하다 나온 건데 아빠는 대학교 때 직접 만든 뗏목으로 낙동강을 건너볼 생각도 하셨다고 한다. 이행까지는 못했다 하시길래 지금이라도 같이 해보실래요? 하니까 웃기만 하시지만⋯ 나 농담 아닌데. 자전거로 제주도 한 바퀴 돌기로 마음먹고 재작년에 실행까지 한 것도 거의 비슷한 나이에 있었던 아빠의 똑같은 경험이 한몫 했다. 사서 고생은 부전자전인듯. 이제부터는 그냥 photo dump. 제 장기자랑 보고 가실? 건대입구에서 2222번을 봤었는데. 3333부터는 없다더라 팔자 좋구냥 주차차단기 정도 태도만 지녀도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답니다 남산을 오르던 도중 갑자기 길이 막혀서 당황했는데 다행히 얼마 안 돌아가서 성벽이 다시 나왔다 다 끝나고 다다른 청계광장에 사람들이 단체로 한복 입고 서있길래 찾아보니까 성균관대학교에서 매년 주최하는, 조선 성균관 유생이 임금에게 상소를 올리던 문화를 계승하는 '고하노라'라는 축제라고 한다. 오후 6시에 개최됐는데 돈의문에서 5시 45분쯤 뱃지를 받고 이동했으니 거의 정확히 개최 시각을 맞춰 지나간 셈이다. 국내든 해외든 여행하다 보면 하루종일 하는 것도 아닌 어떤 행사를 맞닥뜨릴 기회가 더러 있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축제와 행사들이 있길래 이렇게 심심찮게 마주하는 것이며 그중 내가 놓치는 게 대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아쉬워지기도 한다. 이건 비슷하면서도 좀 딴 소리인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공부한 영단어 등이 불과 몇 시간 안에 일상에서 다시 확인되는 경험이 당신은 있는가? 나는 정말 여러 번 있었고 처음에는 그 우연이 무척 신기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게 우연이 아니라, 내 주위에 말도 안 되게 많은 정보가 지나가지만 내 무지로 놓치는 것이 99%인 것뿐이구나라는 생각에 공포스럽기만 하다. 저녁은 수제버거. 친구 따라서 한번 갔다가 단숨에 내 수제버거 목록에 상위 랭크한 바스버거다. 난생 처음 보는 트리플패티 옵션이 있길래 그만 자제력을 잃고 주문해버렸다. 패티 하나 추가 당 똑같이 3,500원이 가산되지만 더블→트리플이 싱글→더블만큼의 Δ감동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 바스버거의 최대 강점은 양파다. 평소에 양파를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닌데 여기는 갈 때마다 상큼한 생양파에 정신을 잃을 것 같다. 바스버거 가면 꼭x10 무료로 얹을 수 있는 생양파 추가해서 드십쇼. 무한리필되는 감자칩에 마요네즈 찍어먹는 것도 꿀맛. 그 청계광장 바로 옆에 있는 뉴스 스튜디오 ON AIR도 처음 봤다! 카메라 위치 앞뒤로 바꿔가며 여러 앵글로 찍더라. 재밌는 건 저기 여자 아나운서 뒤에 '정윤철/스포츠'처럼 다음 뉴스 담당기자/주제가 요약 제시되는데 기사 중에 하나가 멧돼지 포획 기사였거든? 근데 그건 이건희/멧돼지 이런 식으로 안 뜨더라. ㅋㅋㅋㅋ + + + + 인증서 수령 완료. 저 아래 분홍 동그라미가 연중 4분기에 완주 시 주는 뱃지다. 분기마다 뱃지 색깔이 다르고 4개 다 모으면 금속 뱃지를 준다고 한다. 자연히 다음 목표는 다른 분기에 훨씬 더 많은 친구들과 / 혹은 훨씬 더 짧은 시간에 완주하는 것. 끝!
2년 전 · #여행 #버킷리스트
혼자서 또 제주도 - 본편 에서/으로 이어집니다. 나는 원래도 P지만 여행을 떠날 때면 더더욱 P가 된다. 이 여행을 가겠다고 마음 먹은 건 떠나기 3일 전, 숙소와 교통편 등등을 알아보기 시작한 건 하루 전이다. 사실 저번 자전거 일주 때도 이런 타이밍으로 움직였는데 별 문제가 없었어서 걱정을 안 했다. 근데 웬걸, 한라산 탐방 예약 시스템에 자리가 없었다. 하루에 1500명씩이라 다 찰 거라는 생각을 안 해봤는데,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나보다. 몇 분을 뒤적거려봐도 자리가 날 기미가 안 보였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매크로를 짰다. POST 요청을 넣어 정원 및 신청인원 정보를 가져오는 과정을 반복했다. 내가 워낙에 쫄보라서 서버에 무리가 가게는 안 짰다. 심심할 때마다 실행을 시키면 일정 내 모든 날짜-시간-코스 조합을 한 바퀴만 시도한 뒤 종료하도록 했고 요청 사이에 0.5초씩 텀도 두었다. 정원과 신청 인원이 상이하면 이렇게 친절하게 알려준다 지난 학기 컴퓨터윤리와사회문제 글쓰기 과제가 생각나는 대목입니다만... 상시 돌린 것도 아니고 신청은 수동으로 했으니 한번만 봐주십시오. 결과는 성공! 얼마 지나지 않아 빈 자리를 찾아 얼른 주웠다. 더 나은 날짜·코스를 잡고자 몇 번 더 돌렸는데, 돌아가는 양상을 보아하니 신청 취소는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 같았다. 단지 그 자리가 눈깜짝할 새에 다시 채워질 뿐. 자리를 잡음으로써 여행은 확정됐고, 어느새 등산 당일이 되었다. 등산 준비물은 다음과 같았다: 폴리에스터 티셔츠 - 등산복 외투 - 등산복 바람막이 - 경량패딩 무릎보호대 - 히트텍 하의 - 등산바지 등산 양말 - 등산화 아이젠 , 스틱 , 장갑 , 선글라스 , 등산가방 , 붙이는 핫팩 에너지바 긴거 × 4, 한입짜리 × 8 500ml 생수 × 4 등산을 즐겨 다니는 편이 아니라서 많은 물품을 아빠한테 빌렸다 . 설산 전용 장비는 현지 대여점에서 빌렸고 , 전날 게스트하우스에서 같이 묵은 아저씨들한테 지원받은 것들 도 있었다. 이게 지원받으려고 받은게 아닌데... 같은 방에 중년 아저씨 세 분이 계셨는데 처음 들어갈 때는 간단히 인사만 나눴다. 근데 내가 짐을 싸니까 갑자기 모든 이목이 쏠리더니 내일 한라산 가요? 예약은 했어요?처럼 간단한 물음으로 시작해서 뭐뭐는 챙겼어요? 안에 면티 입으면 땀에 젖어서 큰일나요. 로 확장되더니 결국 다 싼 짐을 갈아엎고 다시 처음부터 같이 싸는 지경에 이르렀다. 티셔츠랑 에너지바도 "이거 가져가면 좋을 거에요"가 아니라 "이거 없으면 너 큰일난다"는 느낌으로 받은 것. 등산 과정 중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셨는데 너무 많아서 여기 나열하기엔 지루할 것 같다. 전반적으로 도움이 굉장히 많이 됐지만 일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 글 중간중간에 진실 혹은 거짓 으로 검증할 예정.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귀여워 --> 첫 번째 조언은... 입산 시각 상관 없다! 6시 땡 치자마자 닌자처럼 뛰어올라가서 비석 사진을 쟁취해야 한다. 예약 시스템 상 내 입산 시각은 8시부터였는데, 아저씨들 말씀에 따르면 예약 날짜만 중요할 뿐 입산 시각은 상관 없었다. 더군다나 시간이 늦으면 정상의 비석 앞에 사진을 찍으려고 긴 줄을 서기 때문에 정상에 누구보다 빨리 도착하는 것이 중요했다. QR코드를 뻔히 찍는데도 문제가 안 된다는게 무척 의아했지만 세 분이 입을 모아 말씀하셨기 때문에... 믿고 새벽 5시에 숙소에서 출발했다. 첫차 운행보다도 전이라서 택시비를 18000원씩이나 내고 5시 55분 성판악탐방로 초입에 도착했다. 줄을 서고,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QR코드가 잘 인식되게 하려는 마음 5%, 아래 적힌 입산 시각을 숨기려는 의도 95%로 QR코드를 확대해서 안내원 분께 보여드렸다. 하지만 안내원 분은 입산 시각을 보여달라고 칼같이 요구했고, "7시 50분에 다시 오세요."라는 말과 함께 나는 입구컷을 당했다. 진짜 설마설마 했는데... 결국 안내소에서 두 시간 여를 기다려야 했다. 이로써 첫 조언부터 거짓! 기다리는 동안 뭘 할까 고민하다가 넷플릭스에 <모럴센스>가 오늘 개봉한다는 게 떠올라서 바로 들어가봤다. 하지만 아직 공개가 되어있지 않았다. 알고보니 개봉 기준 시각이 태평양 표준시. 아침부터 허탕을 두 개씩이나 치다니, 시작이 별로였다. 그래서 그날 숙소 들어가서 보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항마력이 딸려서 30분도 못 봤다. 그래도 유튜브 보다 보니까 시간이 금세 갔다. 마음을 다잡고 이제 진짜 출발! 07시 50분 성판악 입산 굳이 오래 기다려서 비석 사진을 찍을지는 아직 고민이 됐지만, 만약 찍는다면 등산객들이 사진 찍고 빠지는 속도보다 새로 도착하는 속도가 더 빠를 것( ṁ in > ṁ out ㅎㅎ... )이기 때문에 일단 빠르게 올라갔다. 기온이 낮아서 핸드폰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정상에 가서 사진 찍으려면 아예 입산할 때부터 전원을 꺼두어야 한다. 라는 조언도 있었다. 그래서 올라가는 동안 사진도 찍지 않고 걷는 데에만 집중했다. 핸드폰 전원을 켜고 첫 사진을 찍은 건 3분의 2 정도 올라간 진달래밭 대피소 앞. 09시 47분 진달래밭 대피소 이후로 핸드폰을 쭉 켠 채로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하산을 종료할 때 배터리가 51프로였다. 내가 아이폰 13 미니인데다가 앞에 유튜브까지 봤으니 요즘 핸드폰은 배터리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다만 절전모드를 켜놓고 주머니에 핫팩과 함께 두는 최소한의 관리는 했으니 이번 조언은 반맞반틀 드리겠습니다. 두 시간 동안 비스듬한 흙인줄 알았던 길이 알고보니 계단이었던 건에 대하여 올라가는 동안 바람막이·경량패딩을 자주 입었다 벗었다 했는데도 땀이 조금씩 났다. 안에 면티는 절대 입으면 안된다는 말 진실! 면티 입었으면 고생깨나 했을듯. 폴리에스터 운동복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지가 보인다! 어떤 미친놈이 이 급경사에서 썰매를 타 했는데 아까 계단 사진 본 친구 바로 "썰매 타면 재밌겠는데" 시전 11시 03분 정상 도착 세 시간의 산행 끝에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오래 기다려야 하면 비석 사진은 그냥 찍지 말자는 게 원래 생각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또 찍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시간 반 여를 기다린 끝에 소중한 사진 획득! 기다리는 동안 가만히 서있으면서 바람까지 부니 좀 추웠다. 옷도 아저씨들 코디에 따라 원래 계획보다 좀 가볍게 입고 갔는데, 여기에 몇 개 더 걸쳤다면 베스트였을 듯. -->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백록담. 정말 아름다웠다. 온통 눈으로 덮여있어서 처음에는 크기가 잘 와닿지 않았지만 제일 낮은 부분의 나무를 보니 어느 정도 가늠이 됐다. 여름에 풀로 덮인 모습을 보러 한번 더 와야지, 그리고 가운데서 집 짓고 살면 재밌겠다는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나 여기서나 컵라면을 먹는 사람이 많았다. 컵라면을 먹으려면 무거운 보온병도 챙겨야 해서 나라면 다음에도 안 가지고 올 것 같았는데, 끼니거리가 있는 건 좀 부러웠다. 중간중간 에너지바 착실히 챙겨먹으면 끼니거리 없이도 끄떡없다는 아저씨들 말 믿고 또 안 챙겨갔는데, 내려가서 두루치기 먹는 그 순간까지 속이 허해서 많이 힘들었다. 아쉽지만 이번 조언은 거짓! 선물해주신 핫브레이크들은 감사히 먹었습니다. 이제 다시 내려가보자. 하산할 때는 성판악 대신 관음사 코스로 내려갔다. --> <img src="https://files.gunh.ee/p/35/IMG_1406
4년 전 · #제주도 #여행

작성중 혼자서 또 제주도 - 본편 에서/으로 이어집니다. 한림에서 할 거리를 알아보던 중 발견한 한림공원. 겨울철에다 입장료도 있었지만 평이 워낙 좋아 가보기로 했다. 결과는 대만족. 10만평이라 할 때 눈치를 챘어야 하는데 이 야자수를 포함 공원의 많은 나무가 공원이 처음 생겨날 때 씨앗을 뿌려 자라난 결과라고 한다. 공원이 1971년에 지어졌으니 이 나무는 우리 학교와 동갑인 셈이다. 장투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버핏 아저씨 아리따운 머리칼을 가지신 분과 함께,,,^^ 팻말이 전부 도자기에 파란색 유성 글씨로 써있다. 백자 느낌도 나고 아주 예쁘다. 이어지는 동굴. 사설 공원 내에 동굴이 있는 것부터가 신기한데, 더구나 이 협재굴은 바닷로부터 날려온 조개가루 덕에 용암동굴과 석회동굴 두 가지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동굴이라고 한다. 초딩 시절 <동굴에서 살아남기>에서 보았던 동굴 산호 🌻🌻🌻 🌻🌻🌻 너무하네 진짜 심지어 bald 철자도 틀렸어 철자는 모르겠고 어떻게든 놀리고 싶던거야.. bayum~
4년 전 · #제주도 #여행

다시 제주도다. 코로나 창궐 이후 지난 8월에 처음 방문하고 여섯 달 새에 총 세 번째, 혼자서는 두 번째다. 지난 자전거 일주 처럼 이번에도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 바로 한라산 등반. 하지만 그 하나 때문에 제주를 왕복하기는 너무 번거로웠기에 좀더 시간을 내서 등반 앞 3일을 협재에서 보내기로 했다. 협재에서 들렀던 한림공원 , 그리고 한라산 은 각각 내용이 너무 많기에 별도의 글로 빼고, 이 글에서는 둘의 나머지를 다룬다. 1일차 가보자고 → 한림 숙소 가는 길에 본 기묘한 그래피티 알고 보니 따끈따끈한 신작 숙소 뷰 최고 but 바람 미친듯이 불어... 결국 다음날부터 반강제적으로 왁스도 안 바르고 후드 레이어드로 다녔다 숙소 도착한 게 이미 4시라 첫날은 신창풍차해안만 보고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시간이 애매해 첫끼는 라면 3km 정도 걸어 도착한 신창풍차해안. 일몰이 임박해서 쫓기는 마음이 있었는데 석양이 오히려 최고의 경치를 선사해주었다. 파란 선이 보이는 대부분의 길을 내가 이미 한번쯤 지난 적이 있음을 떠올리면 감회가 새롭다 돌아오는 길에 보말칼국수 2일차 흑돼지고기국수 로 아점을 먹고, 협재 해변을 좀 둘러보다가 한림공원으로 향했다. 한림공원은 별도의 게시물 참고. 한림공원 미리보기1 한림공원 미리보기2 공원에서 나와 먹은 금능샌드 숙소에서 맥북만 집어들고 바로 다시 협재행. 좀 따뜻한 곳에서 경치도 보고 사진 정리도 할겸 카페에 들렀다. 우도 땅콩 크러플 을 시켜 먹었는데, 저번에 크러플을 처음 먹을 때도 느낀 거지만 정말 미친듯이 달다. 그래서 맛있다. 2일차의 마지막 끼니는 평이 아주 좋았던 곳 의 연어 아보카도 덮밥. 밥을 하나 추가하니 양도 딱 맞고 연어도 싱싱해서 맛있게 먹었다. 인테리어도 아주 아늑했지만 사람이 많아서 사진은 생략. 사시미가 있는 혼술 세트도 있으니 만약 혼자 다시 협재를 오게 된다면 또 들러도 좋을 듯하다. 숙소인 게스트하우스는 남자와 여자 방을 딱 정해놓았을 줄로 알았는데, 크기가 다른 두 방을 유동적으로 바꿔가며 사용했다. 첫날에는 큰 방에서 네 명이서 자고 둘째 날 여자 손님이 여럿 들어온다길래 유일하게 연박하는 내가 방을 옮겼다. 새로운 방에서는 31살 공고 건축 선생님 과 23살 대학생을 만났다. 대학생 친구는 들어갈 때부터 멘탈이 나가있더니 곧 오는 길에 렌터카 사고가 났다고 실토했다. 제주 운전이 어렵다고 누누이 들어왔는데 이렇게 바로 사고 당사자를 만날 줄이야. 다행히 도로변 조경석에 바퀴를 긁은 가벼운 사고였다고 한다. 면허 따고 첫 운전 여행이라 기대를 많이 했었나 본데 남은 여행 좌절하지 않고 재밌게 즐겼기를... 3일차 협재만큼이나 아름다웠던 금능 간장새우장 정식 7 레이어 가나슈 케이크 어제는 새로운 맛을 찾아 카페에 들렀다면, 오늘은 체크아웃 이후 갖고다닌 캐리어도 있고 해서 익숙한 스타벅스 에 들어갔다. 달달한 케이크와 함께 하니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술술 읽혔다. 이제 제주 시내로. 숙소와 협재를 오갈 때 애용한 202번 버스를 제주 시내로 가는 길에도 탔다. 지나는 정류장이 상당히 많았는데 사실 이건 전체 노선의 절반 이하에 불과했다. 202번 버스는 일주서로를 따라 섬의 서반부 전체를 도는 버스로서 총 정류장 개수가 180개에 육박한다고 한다. 일주동로를 따라 도는 201번 버스와 짝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나는 길에 본 제주공항 활주로 착륙유도등 제주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숙소 에 짐을 놓고 내일 쓸 등산 장비를 대여하러 가보자. 숙소에서 대여점 까지는 1km도 채 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한천이 흘렀다. 겨울철이라 물이 다 말라서 바닥의 돌들이 그대로 드러났는데, 그 모양이 마치 "나 용암이었어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제주는 섬 전체가 세계지질공원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강변의 가로수들도 볼거리였다. 2020년 이탈리아 여행 중에 로마에서 보았던 우산소나무와 똑같이 생겼는데, 정확한 수종을 아는 사람은 제보 바람. 로마 제국 시대 문화재들의 이미지와 맞물려서 그런지 느긋하고 풍요로우면서도 신성한 정취를 자아낸다. 그곳에서도 참 아름답다고 느꼈던 모양의 나무를 제주에서 볼 수 있어 즐거웠다. 똑같이 생겼지 빌린 스틱과 아이젠을 숙소에 떨구고 식당과 이마트를 향해 해안가 쪽으로 이동. 화산섬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3km를 걷는 내내 길이 해안가 쪽으로 꾸준히 기울어 있었다. 수제버거집 탐방은 제주에서도 계속된다 이마트는 다음날 등반에 필요한 물과 음식을 사려고 들렀는데, 에너지바 등 대부분의 살 것이 대량포장되어있는 탓에 편의점을 다시 들러야했다. <img src="https://files.gunh.ee/p/33/IMG_1308.jp
4년 전 · #제주도 #여행

원본: 2021년 9월 26일 인스타그램 업로드
5년 전 · #인스타그램 #제주도 #여행 #버킷리스트

저번 가을에 교환학생 파견이 확정되고 친구들과 생활 계획을 세우면서, 매 주말은 꼭 근교 도시들로 여행을 가보자고 했었다. 하지만 어떤 주는 비가 내려서, 어떤 주는 귀찮아서 점점 미루다 보니 두 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 다녀온 곳은 툴루즈에서 70km 정도 떨어진 알비Albi 하나뿐이었다. 알비는 방문하는 사람에 따라 여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볼거리라 하면 오래된 다리를 낀 강가의 풍경과 거대한 성당, 정육면체 모양으로 괴상하게 가지를 친 나무 정도인데, 나는 종교를 믿지 않아서 성당도 크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의외의 곳에서 알비의 가치를 찾았다. 여느 도시가 그렇듯 알비에는 강이 흐르고 그 강은 한 호수 주위로 가장 심하게 휘는데, 그 호수 주변으로 있는 공원이 바로 그곳이었다. 사실 공원이라고 하기도 뭐한 게 호수 주변으로 사람들이 다니다 다져진 길과 몇몇 피크닉 테이블이 사람의 흔적 전부였다. 하지만 그것이 포인트다. 이것이 공원이라고 만든 곳인지 아니면 자연 그대로인지가 헷갈릴 정도의 환경. 내가 간간이 올리는 스토리를 보아온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혼자 쏘다니는 걸 상당히 좋아한다. 빌딩숲, 시장, 강가 등 도시에 가볼만한 곳은 많지만 공원은 그중에서도 단연 나의 베스트픽이라서, 새로운 지역에 머물게 되면 한 공원에서 다음 공원으로 도장깨기 하듯이 다니곤 한다. 이러다 보니 난 공원에 대한 나만의 독특한 지론을 갖게 됐다. 한국에 있는 공원들을 보면, 도시를 계획하는 높으신 분들은 풀과 나무를 갈아엎지 않고는 못 배긴다는 느낌이 든다. 평지는 전부 보도블럭 아니면 우레탄으로 덮고 거꾸리 같은 생활체육 기구 몇 개를 올려놓으면 그게 공원이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께는 이런 시설이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겠지만, 녹음이 우거진 공원도 우리에게는 꼭 필요하다. 집이나 학교에 있다가 가끔씩 좀 멀리 떠나서 숲에서 각종 식물과 곤충을 만나게 되면 무척이나 반갑다. '세상에는 이런 것도 있는데 내가 그걸 까마득하게 잊고 사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린 시절 화단이 딸린 집과 넓은 호수공원 덕에 자연을 배울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공원이라곤 우레탄 바닥밖에 없는 도심에서 그것의 존재조차 모르고 살겠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느낌이 더욱 아득하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알비의 공원은 내게 마치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알비에 같이 간 친구들은 고맙게도 나와 성향이 비슷해서 우리는 호숫가에 돗자리를 깔고 한 시간 정도를 그곳에 있었다. 물에 반쯤 잠긴 통나무, 우거진 수풀과 그 사이를 유유히 떠가는 오리, 물에 들어갈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 결국은 첨벙하고 빠져버리고 마는 강아지와 그걸 지켜보는 주인까지 가만히 앉아 그곳에서 조용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있는 건 분주하게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 못지않게 재미있었다. 그때는 아직 날씨가 쌀쌀해서, 여름이 가까워지고 초록이 더욱 짙을 학기 말쯤 이곳에 다시 와보자고 얘기했었는데 그러지 못해 조금은 아쉽다. 프랑스 교환학생기 Ep4 원본: 2020년 6월 3일 인스타그램 업로드
6년 전 · #인스타그램 #프랑스 #교환학생 #여행

원본: 2019년 8월 18일 인스타그램 업로드
7년 전 · #인스타그램 #중국 #상하이 #여행 #그림

원본: 2019년 7월 14일 인스타그램 업로드
7년 전 · #인스타그램 #중국 #상하이 #여행 #그림 #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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