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eal.일주일 정도 사용한 감상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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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제휴 프로모션 한다해서 깔아봤는데
재밌다. 아무래도 코가 꿰인 것 같다 - 덕분에 인생에서 책상이 가장 깨끗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 학교, 얼굴 많이 볼 수 있어서 좋다. 나 돌아갈래
- 매일 하루 2분에 집중되는 트래픽... 개발자에겐 악몽이다
- 하지만 나도 이런거 만들고 싶다
사진은 제시간에 올린 내 첫 BeReal.
기발하다
아이디어 하나가 가질 수 있는 막대한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블루오션은 레드오션 외부에 서있지 않아도 그것의 경계를 넓힘으로써 만들 수 있다, 작년에 들었던 창업교육 첫 시간에 배운 내용이지만, 이게 어디 쉬운가. 이미 확보해놓은 user base가 서비스의 전부인 SNS에서는 특히나. 하지만 꾸며지지 않은 일상을 공유하는 특이한 방식을 제시해 인스타그램과 같은 공룡들 사이에서 길을 텄고, 현재 MAU 5천만 명에 매출 하나 없이 1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503 Service Unavailable
기능은 단순하지만 우아하게 구현해내기란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하루 정해진 시간에 트래픽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전세계인이 매일매일 다같이 수강신청을 하는 꼴이다. BeReal.의 서버가 폭주하는 트래픽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앞으로 더 공부해보고픈 주제인데, 확실한 건 지금으로서는 제어에 완전히 성공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글을 쓰는 오늘 알림이 왔을 때 사진을 찍어서 '보내기'를 눌렀는데 한번 튕겼다. 그리고 한번은 알림이 이미 지나간 시점인데도 앱이 작동을 멈췄는데 아니나다를까 그때가 마침 다른 지역의 알림 시간이었다(알림 시간을 낮 동안으로 제한하기 위해 BeReal은 네 개의 시간대를 사용한다). 이는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그리고 전반적인 사용 경험 개선을 위해 개발진이 보완해나가야 할 부분이겠다. 아니면 튕겨도 기꺼이 다시 접속하는 사용자를 믿고 배를 째는 수도 있겠다.
얼음땡
밀려드는 트래픽과 서비스 모델을 잘 관리해서 점유율을 높여간다면 앞으로 더욱 흥미로운 앱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성수동 골목이나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같은 곳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가던 길을 멈추고 셀카를 찍는 장면을 상상하면 재밌다. 나는 한때 저기 걸어가는 저 사람, 기차 창밖에 보이는 농부, TV에 생중계되고 있는 인터뷰이를 보고 저들은 어떤 인생을 살고 있고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하며, 한 사람의 시선으로 시작해 그에게 보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관점이 슉슉 바뀌어가며 전개되는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 아이디어를 실사에서 가장 가깝게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 앱이 아닐까 생각한다.
* 관점이 이어지진 않지만 비슷하게 다른 사람들의 같은 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있다: One Day on Earth.
따봉
제한된 시간 내 게시한다는 아이디어가 케이크라면 RealMoji는 그 위의 아이싱이다. BeReal.에서는 좋아요나 이모지 대신 자신의 얼굴을 찍어 반응해야 하는데 이를 RealMoji라 부른다. 정해진 몇 개의 이모지에 대응되는, 미리 찍어둔 사진을 쓸 수도 있고 그때그때 바로 찍을 수도 있다. 눌러서 확대하지 않는 이상 RealMoji는 일반 이모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크기로 표출되는데 얼굴을 인식하는 인간의 기막힌 능력 덕에 표정 자체와 그 주인을 알아보는데 큰 문제가 없다. 이렇게 찍힌 사진은 반응 하나하나에 큰 생동감을 불어넣어준다.
이 기능을 내가 곧잘 활용하진 못하는 것 같다. 사람은 안면근육 42개로 3,000개 이상의 표정을 짓고 식별할 수 있다고들 하는데, 나는 언제나 고민 끝에 결국 따봉이나 날리고 있다. 페이스북이 왜 좋아요 아이콘으로 따봉을 골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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